[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전시장에 들어선 뒤 작품 앞에서 생긴 궁금증을 바로 해결할 수 있는 AI 도슨트가 등장했다.
주식회사 버킷트래블이 선보인 ‘컬프(CULF)’는 관람객이 작품과 작가에 대해 직접 질문하고, 전시기관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답변을 받을 수 있는 대화형 해설 서비스다.

기존 도슨트가 정해진 시간과 프로그램에 따라 해설을 제공했다면 ‘컬프’는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순간에 맞춰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시장에 마련된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별도 앱 설치나 회원가입 없이 모바일 웹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작품을 선택한 뒤 궁금한 내용을 직접 입력하거나 추천 질문을 고르는 방식으로 해설을 이어갈 수 있다. 관람객마다 관심을 두는 부분이 다른 만큼 미술관이나 전시관이 제공하는 일방적인 설명에서 벗어나 개인별 감상 과정에 맞춘 대화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해설의 범위 역시 전시기관의 필요에 따라 달라진다. 어린이 관람객에게는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적용하고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에게는 기본적인 작품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작품에 대한 보다 깊은 정보를 원하는 관람객을 위한 심화 해설도 구성할 수 있으며, 외국인 관람객을 대상으로 영어 등 다국어 서비스를 적용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 같은 방식은 정규 도슨트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운 관람객에게도 해설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있다. 관람 시간이나 관람객의 이동 속도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작품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컬프’의 답변은 기관이 보유한 전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도록과 작품 설명문, 큐레이터 원고, 작가 소개 자료 등을 정리한 뒤 전시 기획 의도에 맞춰 답변 범위와 표현 방식을 설정한다. 운영 전에는 주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확인하고 수정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을 거친다.
자료에 없는 내용을 임의로 덧붙이거나 작가의 의도를 추정해 설명하지 않도록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맞춤 구축 과정에 포함된다. AI가 전시 정보를 폭넓게 전달하는 동시에 기관이 정한 자료 범위와 해설 방향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관람객의 이용 기록은 이후 전시 해설을 보완하는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작품별 이용 현황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질문, 관람객이 이해하기 어려워한 내용 등을 확인하면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데이터의 제공 범위는 서비스 도입 방식과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기관은 이를 후속 해설 콘텐츠 제작이나 현장 안내, 향후 전시 운영 및 기획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서비스를 개발한 버킷트래블의 출발점에는 현장 경험이 있다. 명선아 대표는 해외 미술관에서 도슨트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관람객이 작품을 접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왔다.
버킷트래블은 오디오가이드 앱 ‘아트키(ARTKEY)’를 운영하며 예술과 여행, 인문학을 다루는 오프라인 강연도 진행해 왔다. 기존 콘텐츠 제작과 관람객 서비스 경험을 대화형 AI 해설에 접목한 것이 ‘컬프’다.
AI가 미술관 해설에 활용되면서 전시기관의 자료를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해설을 듣는 방식과 별개로 관람객이 자신의 속도에 맞춰 정보를 찾아가는 방식이 추가되면서 전시 관람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작품마다 다른 정보가 필요하고 관람객의 연령과 경험에 따라 이해하기 쉬운 설명도 달라지는 미술관 환경에서 맞춤형 해설은 활용 범위가 넓다. 기관이 가진 자료를 기반으로 해설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전시별 특성을 반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명선아 대표는 ‘컬프’를 기관의 해설 역량과 관람객 접점을 확장하는 서비스로 설명한다. 현장 도슨트의 역할을 대체하기보다 관람객이 개별적으로 궁금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대화 통로를 더하고, 기관이 준비한 전시 자료에 보다 편리하게 접근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컬프’가 보여주는 변화는 AI 자체보다 전시 해설을 이용하는 방식에 있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생긴 궁금증을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기관은 보유한 자료를 관람객의 관심에 맞춰 전달할 수 있다. 전시장 안에서 관람객과 해설 사이에 새로운 접점이 만들어지고 있다.